[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파괴적 혁신과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혁신은 힘들다. 혁신은 가죽 혁(革)과 새 신(新)의 한자 합성어로 벗겨진 가죽을 무두질해서 새롭게 하기에 저항이 심하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대가인 미국의 경영학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1997년 저서 《혁신 기업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에서 혁신에는 ‘존속적 혁신(Sustaining Innovation)’과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제시했다.
존속적 혁신은 기존 제품과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개선해 더 나은 성능을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높은 가격에 제공하는 전략이다. 반면 파괴적 혁신은 단순하고 저렴한 제품 또는 서비스로 시장 밑바닥을 공략해 기존 시장을 파괴하고 시장을 장악하는 전략이다.
경영이 잘 이루어지고 평판이 좋은 기존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방식으로 ‘존속적 혁신’을 유지한다. 이때 기존 기업이 간과했던 시장 밑바닥의 수요를 노려 ‘파괴적 혁신’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여, 적당한 수준의 기능을 저렴하게 공급하며 발판을 확보하면 주류 고객층이 새로운 기업으로 전향하게 된다. 따라서 기존 기업은 언제나 변화를 파악하면서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용기와 혁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 기업은 한정된 자원으로 신규시장을 탐색하는 성격이 강한 탐색적 조직의 성격에 속한다. 파괴적 혁신의 사례로는 스마트폰을 제조원가 수준에 판매하는 전략을 채택해 세계 3위의 휴대전화 업체로 성장한 샤오미, DVD 대여업체에서 온라인 기반 스트리밍 콘텐츠 사업을 론칭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넷플릭스 등이 있다.
기업은 존속적 혁신은 기본이고 파괴적 혁신을 새로운 사업모델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혁신조직인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버클리대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2003년에 제시한 개념이다. 기업 내부의 R&D 활동을 중시하는 ‘폐쇄형 혁신’과 한 쪽 방향으로 역량을 이동시키는 아웃소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기업 내외의 경계를 넘나들며 기업의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한다. 지식재산권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것이 개방형 기술 혁신의 핵심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안으로는 기술 혁신과 밖으로 열린 기술(보유한 기술을 내부에서 사업화하지 않고 팔거나 분사하는 것)을 한다.
애플은 협력과 공생을 강조한다. 플랫폼 사업자로 앱스토어를 개발한 후 소프트웨어 기술개발을 외부에 공개했고, 협력적 수익 배분을 했다. P&G는 외부에 개발된 지적소유권과 내부조직의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결합하여 직접 상품화하는 혁신전략을 갖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내부에서 부딪히는 아이디어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협력으로 성과를 극대화한다. 기술개발과 프로세스 혁신 등을 외부에 공개함으로서 다른 기업과 동반성장이라는 사회적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스타트업과 만나 사회적 가치를 간접적으로 높이고, 결과가 나쁘지 않다면 디지털 경쟁력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오픈비즈니스가 활성화 될 때 혁신적인 머천다이징도 이룰 수 있다. 고객에 초점을 둔 혁신적인 상품기획과 고객의 숨겨진 잠재 니즈를 발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