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성장시장을 가다④ 베트남 세계 최고 'Hot Place'
[기획연재] 성장시장을 가다④ 베트남 세계 최고 'Hot Place'
  • 정하영
  • 승인 2020.10.2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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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불구 올해 GDP 2.7% 성장 등 성장잠재력 높아
2017년부터 3년간 매년 30%대 조강 생산 증가 기록
포모사핫띤스틸 가동으로 HR 자급률 급상승, 수출도 증가
중장기 철강 수요 꾸준히 증가, 전략적 투자·시장 확보 필요
수출·유통 등 공급망 확보…수요 고부가화 진전 대비해야
베트남 등 아세안 철스크랩 수요 증가도 연구, 준비 필요

(편집자주) 페로타임즈는 국내 철강시장의 포화 상태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성장시장에의 직간접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세계 각 지역의 철강 성장시장을 살펴보는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기회이자 도전이 될 이들 철강 성장시장은 크게 아세안, 인도, 중동, 그리고 아프리카 지역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중 우선적으로 아세안 시장과 인도네시아를 살펴봤다. 이번엔 그 네 번째로 아세안 국가 중 가장 높은 경제성장과 함께 철강산업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는 베트남 철강산업 현황과 미래를 점검해 본다.
 

(베트남 경제 및 산업 개관)

2018년(7.08%)에 이어 2019년(7.02%)에도 7%를 넘어서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베트남 경제는 올해 들어서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1/4분기 3.68%, 2/4분기 0.36%로 상반기 전체 1.81% 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의 영향에서 벗어나지는 못해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반기 성장률을 보였지만 여타 국가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IMF는 올해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여타 국가들의 마이너스 성장에 비하면 매우 긍정적인 전망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코로나로 인한 무역규모 감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40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수지 흑자, 비록 건수(상반기 1418건 전년비 17.7% 감소)는 감소했지만 금액(85억달러, 13.8% 증가) 면에서는 증가를 유지하고 있는 높은 수준의 해외직접투자(FDI)와 풍부한 외환보유고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베트남 경제성장률 추이  ( 출처 = 한국무역협회 )
베트남 경제성장률 추이 ( 출처 = 한국무역협회 )

베트남의 경제성장은 개혁개방 정책에 따른 자본축적과 외국의 직접투자가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 세계경제와의 통합 노력도 성장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다.

베트남은 초기개발 단계에서 FDI 유치로 1차 제조업인 의류, 신발 등 생활용품 생산자로 부상했다. 이후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화학, 전기, 건설, 자동차, 그리고 철강산업을 선택, 집중적으로 육성함으로써 고부가가치화 산업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노동력(인구 약 1억명에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가 5423만명에 달함), 정치사회적 안정과 개선된 인프라, 지리적 중요성에 따른 꾸준한 FDI 유입이 베트남의 높은 성장잠재력이다.

최근에는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로 심화된 글로벌 밸류체인 붕괴는 탈중국화 가속 및 베트남 투자 확대라는 어부지리(漁父之利)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애플이 에어팟 생산의 30%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또한 지난 8월 1일 발효된 EVFTA(유럽베트남자유무역협정)가 베트남의 수출 확대를 견인할 전망이며 실질적인 GDP성장률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코로나의 2차 대유행, 소비심리 회복 미진, 정부의 재정 부담은 베트남 경제에 부정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철강산업의 발전)

베트남 철강산업은 2000년대 들어 연평균 성장률 10%가 넘는 빠른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

1990년대 베트남 정부는 VSC(Vietnam Steel Corporation) 등 국영 철강사를 보호하기 위해 독점 허용과 수입 제한 등의 정책을 폈다. 그러나 곧 국영철강사의 개혁과 독자적인 사업능력을 키우도록 독려했다.

일관제철소 건설 자금이 부족한 정부는 우선 판재류 하공정 설비부터 건설을 결정하였으며 그후 일관제철소를 건설키로 하였다. 이 단계적 접근법이 자본축적이 부족한 베트남 철강산업에 적합한 방법이었다. 또한 상공정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생산량 확충과 철강기술 확보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먼저 전기로(EAF)를 채택했다. 2015년 6월 전기로 가동을 시작한 VKS(비나교에이스틸)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2017년 5월 중부지역의 고로(포모사하띤제철소, FHS)가 가동을 시작한 이후 베트남 철강산업의 판도는 급변하고 있다. 최대 철강 사기업인 HPG(Hoa Phat Group)도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등 급속히 일관제철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 철강 수급 현황 ( 출처 = WSA 통계 자료 정리 )
베트남 철강 수급 현황 ( 출처 = WSA 통계 자료 정리 )

세계철강협회(WSA)의 공식 통계를 보면 베트남의 조강 생산증가율은 독보적이다. 2018년 1547만톤으로 전년 대비 무려 34.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2위인 이란의 15.5%의 2배를 훌쩍 넘어섰다. 2019년에도 베트남은 2001만톤을 생산해 29.7%의 증가율을 보여 최고 성장을 지속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제법별로 전로(轉爐)의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역시 WSA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전로 비중은 35% 수준이었으나 2019년에는 53%대로 높아졌다.
 

(베트남 철강산업 현황과 문제점)

베트남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 최대 조강생산국이자 철강소비국이지만 조강생산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수입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베트남 철강 생산량 및 소비량  ( 출처 = VSA, 2020년 )
베트남 철강 생산량 및 소비량 ( 출처 = VSA, 2020년 )

2019년 베트남 철강산업의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보호무역주의와 저렴한 수입 철강재 유입 증가로 성장세는 둔화됐다. 베트남철강협회(VSA)에 따르면 2019년 생산량(철강재 기준)은 2526만톤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으며 소비량은 2312만톤으로 6.4% 증가를 기록했다.

2019년 품목별 생산량은 건설용 철강(철근, 형강류 등) 1056만톤, 아연도금강판 425만톤, 열연강판 413만톤, 냉연강판 394만톤, 강관 237만톤이다. 열연강판 생산량은 20.1% 증가하여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건설용 철강 4.7%, 냉연강판 2.1%, 강관 0% 증가, 아연도금강판 4% 감소했다.

베트남 품목별 철강재 생산량   ( 출처 = VSA, 2020년 )
베트남 품목별 철강재 생산량 ( 출처 = VSA, 2020년 )

베트남 세관에 따르면 2019년 철강 수입량은 2014만톤(111억7천만달러), 수입은 668만톤(42억1천만달러)로 나타났다. 주요 철강 수입국은 중국, 일본, 한국, 인도, 대만으로 수입량은 전년 대비 5% 증가했지만 단가 하락으로 수입액은 5.6% 줄어들었다. 주요 철강 수출 대상국은 아세안 국가들로 수출 역시 양은 전년 대비 6.7% 증가한 반면 수출액은 7.4% 감소했다.

2019년말 기준 품목별 주요 철강기업은 봉형강류 부문에 Hoa Phat, VNSteel, Vinakyoei, Pomina, 포스코SSVina, 열연강판 Formosa Ha Tinh, 냉연강판 포스코Vietnam, CSVC, 포스코VST, TVP, PhuMy Flat Steel, 아연도금강판 Hoa Sen, Ton Dong A, Ton Nam Kim, 강관 부문에 Hoa Phat, Hoa Sen 등이 있다.

최근 베트남 철강업계에 당면한 중요 과제는 각 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빈발하면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우선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는 한국과 대만에서 생산된 철강제품이 베트남에서 경미한 공정을 거쳐 미국으로 우회 수출되고 있다며 베트남산 도금강판 및 냉연강판에 최대 456%의 관세를 부과했다. 비슷한 시기 말레이시아 정부는 베트남산 냉연강판과 코일(폭 1300mm 이상)에 7.7~20.13%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 역시 2019년 11월 베트남, 터키, UAE산 냉연강판에 대해 보조금 반덤핑 조사를 착수했다.

한편 베트남의 강종별 수요는 봉형강류와 판재류가 비슷한 수준이지만 2013년 이후 판재류 수요가 봉형강류 수요를 웃돌고 있다. 봉형강류의 경우 이미 생산이 국내수요를 초과해 수출이 불가피하다. 반면 판재류 중 열연강판의 경우 수요 약 1천만톤의 대부분을 수입으로 해결하다 FHS 가동 이후 자급률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 빠른 도시화 진전으로 도시인구의 급증은 주택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어 봉형강류 수요 증가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베트남 제조업의 성장 역시 판재류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무역규제 증가, 전기료 인상, 부동산시장 둔화 등은 베트남의 철강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철강산업은 낮은 1인당 철강 소비량과 해외직접투자(FDI)의 안정적 유입을 감안할 때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철강산업 전망과 시사점)

올해 베트남 철강 생산량은 코로나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5% 내외 증가할 것으로 베트남철강협회(VSA)는 전망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여타 국가들이 모두 감소를 면치 못할 것에 비하면 상당히 긍정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철강 생산능력 증가가 이를 견인하고 있으며 주요 철강기업들의 시장 점유율 상승 등 공급측면의 기여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

베트남 철강재 품목별 시장점유율  ( 출처 = VSA, 2020년 )
베트남 철강재 품목별 시장점유율 ( 출처 = VSA, 2020년 )

올해 Hoa Phat Group과 Nghi Son Steel은 각각 연간 200만톤, 50만톤 규모의 철강 생산단지를 완공했으며 건설용 철강 생산량이 15%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호아팟그룹은 넓은 유통망과 높은 생산 효율성을 감안할 때 봉형강류 시장 점유율을 23,8%에서 26.2%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베트남의 주요 철강 수입대상국으로 한국은 지난해 191만톤, 14억달러를 베트남으로 수출했다. 물량은 약 19만톤 늘었으나 단가하락으로 수출액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베트남 역시 철강재 수입에 대해 단호한 규제조치를 시행 중에 있다 2019년 10월 베트남 정부는 한국과 중국산 컬러강판에 대해 4.71~19.2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세계 최고의 철강산업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베트남 철강시장은 우리 철강업계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철강재 수출뿐만 아니라 현지 투자 및 수출, 유통망 확보 등 지속적인 시장 확보를 위한 노력은 꾸준히, 보다 전략적으로 지속돼야 한다.

베트남의 최대 FDI 국가가 바로 한국으로 철강 부문에서도 적지 않은 투자가 실행돼 왔다. 2019년 세아제강의 베트남 법인 세아스틸비나가 두 번째 강관 공장 준공했으며 모두 3780만달러를 투자해 생산능력을 23만톤에서 33만톤으로 확대했다.

반면 포스코SS Vina는 경영 악화로 철근 생산설비를 현지 기업에 매각하고 H형강 지분 50%를 일본의 야마토스틸에 매각해 합작법인화한 것은 다소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을 감안했을 때, 철강 수요의 절대적 증가뿐만 아니라 고부가 제품으로의 진행도 필수적이라 판단된다. 일관제철소인 FHS와 호아팟그룹의 대규모 투자로 우리 철강사들의 대규모 투자는 좀 더 신중한 추진이 요구된다.

하지만 베트남 건설 환경과 제조업 성장으로 철강재의 고급화는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일본의 태국 내 하공정 위주, 무역&유통 시장 확보는 벤치마킹 대상이다. 우리 철강사들의 보다 전략적이고 중장기적인 시장 확보,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불어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 지역의 조강 생산능력 확대와 더불어 철스크랩(고철) 수요 증가는 특히 눈여겨보아야 할 일이다. 자급을 넘어 수출이 불가피해질 우리나라의 고철 수급상황을 고려할 때, 주요 수출 대상지역으로 베트남과 아세안 지역에 대한 연구와 준비가 요구되고 있다.

동남아 진출 국내 철강기업 현황  ( 출처 = 한국철강협회 )
동남아 진출 국내 철강기업 현황 ( 출처 = 한국철강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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