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철강명장’ 뒷길로…각부문 요직 '그룹임원 종착역' 비판
현대제철 ‘철강명장’ 뒷길로…각부문 요직 '그룹임원 종착역' 비판
  • 김종혁
  • 승인 2020.07.3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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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출신 임원 재경에서 구매, 영업본부까지
그룹 차원 인사 이후의 낙하산식 인사 비판 거세
2분기 흑자전환 공신 봉형강 수장 주요임원 모두 교체
최악의 위기국면 '사기저하' '사업혼선' 우려 시각 많아

현대차그룹 출신 임원들이 현대제철 각 부문의 컨트롤타워 자리를 모두 꿰찬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혈맥인 재경으로부터 원료 구매는 물론 철강 사업 뿌리인 영업부문에 이른다.

특히 8월1일부로 단행한 최근 비정기 임원 인사를 놓고 내외부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현대제철의 요직은 철강 전문가가 아닌 그룹 출신 임원들의 종착역이 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최악의 위기국면에서 '낙하산식 인사'는 사기저하와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현대제철은 29일 실시한 비정기 임원 인사를 경영혁신 경험과 새로운 시각에서의 영업전략 수립에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큰 철강시황을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반면 현대제철 내외부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인적쇄신, 위기극복의 목적보다 그룹 차원의 인사가 실시된 이후의 '낙하산식 인사'라는 비판이 거세다.

실제 2분기 현대제절 흑자전환의 일등공신이 된 봉형강 부문의 수장과 핵심 임원 모두를 교체한 데 대한 지적이 많다.

회사 관계자는 “3기 고로까지 완성한 이후로는 현대차그룹 출신의 임원들이 승진과 함께 현대제철로 내려오는 일이 당연하게 여겨졌다”면서 "현대제철의 요직은 그룹 출신 임원들의 마지막 종착역이 된 지 오래”라고 꼬집었다.

현재 현대제철 전무급 이상의 임원 15명 중에 6명은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 등의 그룹 계열사 출신들이었다.

김용환 부회장을 비롯해 정호인 부사장(인천 포항담당), 서명진 부사장(구매본부장), 송교만 전무(제철지원사업부장), 서강현 전무(재경본부장)과 이번 인사에서 새로 선임된 이재환 영업본부장 등이다.

특히 대외적으로 협력사들과의 밀접한 교감이 필요한 구매와 영업부문의 수장을 모두 비전문가로 채운 사례는 현대제철 역사적으로나 철강업계에서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인사는 모두 그룹에서 이뤄지다보니 철강 현실에 맞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면서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현대제철에서)철강에 오리엔트 된 인물들이 물러서고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가 새로 오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인사가 현대차그룹 전략에 맞춰 이뤄지는 것은 당연한 일로 볼 수 있지만, 유례없는 위기 속에서 그룹출신들의 낙하산식 인사는 회사 내부의 사기적인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대제철 협력사 관계자는 “과거 고철 부문에서 그룹 출신들이 오게 되면 서로의 이해나 공감대를 찾는데 많은 시간이 소비됐다”면서 “이번에 영업부문까지 교체되면서 현대제철과 거래 관계에 있는 협력사들 간의 혼선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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