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협회 통한 日産 수입대응? 리롤러 역풍 '내로남불' 맹비난
포스코, 협회 통한 日産 수입대응? 리롤러 역풍 '내로남불' 맹비난
  • 김종혁
  • 승인 2020.07.17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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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마케팅 비공식 자료배포 "협회 통해 일본 低價 수출대응"
포스코 4,5월경 중국에 低價 대량수출 바오산강철에 경고받아
일본 한국향 수출오퍼 중단상태…국내기업 소재조달 차단 우려
일본산 수입은 高價포스코산 기피한 국내기업의 전략적 선택
열연 후판 '가격인상' '수입차단' 의도

포스코(회장 최정우)가 최근 한국철강협회을 통해 일본의 저가(低價) 열연 수출에 대해 공동 대응키로 한 데 대해 리롤러(전문압연업체)를 중심으로 일본산 소재를 사용하는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맹비난이 일고 있다. <관련기사 참고>

대표적인 리롤러 업체로는 동국제강 KG동부제철이 있으며, 이 기업들은 열연을 소재로 사서 압연 등의 공정을 거쳐 냉연 및 도금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해당 자료는 포스코 마케팅팀이 비공식적으로 작성한 내용이어서 공분을 사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8일 자료를 내고 일본 철강사들은 최근 7~8월 수출 선적분 열연강판을 중국산보다 톤당 40달러 낮은 가격에 계약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일본산을 초저가 판매로 지적, 조선용 후판에서도 같은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국내서 일본산 열연 등의 소재를 쓰는 기업들은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제철 JFE스틸 등은 한국 기업에 수출물량을 반이나 줄여놓은 상태다. 안 그래도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포스코가 나서 반덤핑 운운하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일본제철의 경우 최근 폭우피해로 인해 열연 등의 신규 수출 오퍼를 중단한 상태여서 소재 조달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일본에 대한 경고가 한일 양국 기업간의 불화감을 조성, 국내 기업들이 수십 년 간 소재 수급을 위해 맺어온 파트너십에 금을 낼 수 있다는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포스코 자료에)열연과 후판을 적시한 것은 두 품목의 수입을 차단하고 가격을 인상을 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며 “포스코 제품만 쓰게 하려는 얄팍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일본산 중국산보다 40달러 낮게 수출됐다는 포스코의 지적도 ‘내로남불’ 격이라고 꼬집는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4,5월경 중국에 열연을 저가에 대량으로 수출하다가 바오산강철에 경고를 받았다”면서 일본의 저가 수출 주장에 대해서는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활황인 중국보다 가격이 높은 국가는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달 냉연제품을 초저가로 국내에 공급한 사실도 제보됐다. 동종 시장에 있는 동국제강이나 KG동부제철 등 리롤러들은 포스코 저가 공세로 시장을 뺏긴 셈이 됐다.

강관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는 지난달 전국 중소 강관사 등 실수요업체를 대상으로 냉연제품을 톤당 65만 원에 팔았다”면서 “이번 일본의 저가 수출을 문제 삼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일본이 지난해 열연을 중심으로 540만 톤의 철강재를 한국에 수출했다며 저가 판매와 연관 짓는 포스코의 주장도 ‘아전인수’ 격이라는 지적이다. 리롤러 강관사들은 작년 원가를 낮추기 위해 고가의 포스코 열연 대신 전략적으로 수입을 늘린 것이다. 저가 수출이라는 포스코의 지적과는 관계가 없다는 얘기다.

한국철강협회 자료를 확인해보니 작년 한국의 일본산 철강재 수입량은 총 546만 톤으로 발표 자료와 거의 일치했다. 이 중 열연강판 수입은 223만 톤으로 전체 41%를 차지했다. 중후판은 86만 톤(16%), 형강은 33만 톤(6%) 등이다. ‘

열연강판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국내 리롤러 및 강관사들은 줄곧 고가(高價) 정책으로 일관하는 포스코 열연 구매를 대폭 줄여 놨다. 대신 중국을 중심으로 수입을 늘렸다. 일본산의 경우 작년 일본제철, JFE스틸 등의 잦은 설비트러블로 인해 원하는 양을 조달하지 못하는 환경이었다.

포스코의 판매 감소와 수입산 구매의 증가는 기업들이 원가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국산인 포스코 제품을 쓰는 것을 바람직하다”면서도 “그게 가능하려면 포스코는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포스코는 작년 열연에서 최소 10% 이상, 20%에 가까운 이익률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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