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통신] 브라질 열악한 물류인프라…트럭파업시 ’국가 올스톱’
[브라질통신] 브라질 열악한 물류인프라…트럭파업시 ’국가 올스톱’
  • 주원석 브라질 지사장
  • 승인 2019.06.2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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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보급률 중국의 10분의 1에도 못미처...운하 철도 등 운송수단 다변화 필요
- 철도 2만9180km 중 3분의 1은 사용불가...GDP 2.26% 투자필요

# 2018년 5월 브라질 개인 트럭 운전기사들이 전국적인 파업에 들어갔다. 5월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간 지속됐다. 디젤유 가격이 빈번하게 인상된 데 반발, 가격인하 및 통행세 인하를 요구했다. 파업 기간 주유소에는 연료가 공급되지 않았다. 생필품도 조달하기 어려웠다. 국민들은 불안감과 불편에 시달렸다. 트럭기사들이 운행을 멈추면 나라 전체가 ‘올스톱’되는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타격이 컸다.

주원석 브라질 지사장
주원석 브라질 지사장

[브라질=주원석 지사장] 브라질의 도로 및 철도 인프라는 매우 열악하다. 도로 보급률은 중국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철도는 전체 3분의 1은 사용이 불가능하다. 경제의 동맥과도 같은 물류는 트럭기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로운송에 대한 브라질의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동까브랄 (Dom Cabral) 재단 연구소의 빠울로 헤센지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 전국 물동량의 82%(철광석과 곡물 제외)가 트럭에 의해 운송되고 있다. 도로운송은 61.1%, 철도 20.7%, 수로 13.6%, 가스관 등 전용운송망 4.2%, 항공 0.4% 등이다.

브라질 정부는 작년 5월 트럭 파업이 가져온 경제적 파급 여파를 인지, 추가적인 물류마비가 이뤄지는 데 대해 경각심을 갖고 있다.

동까브랄연구소에 따르면, 슈퍼마켓은 평균재고를 10일치로 운영한다. 주유소는 5일, 육류판매점은 7일, 기계장비 산업은 5일 등이다. 비교적 재고 수준이 낮기 때문에 트럭 파업이 장기화되면 곧바로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작년에 트럭파업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던 주유소는 특히 트럭운송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저장시설의 용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경우에는 보통 1만~1만5000리터의 연료를 보관한다. 슈퍼마켓의 재고는 각각의 시설마다 차이가 있지만, 채소나 과일 같은 자연식품은 2일, 유제품과 육류는 10일간이다.

브라질 운송수단이 이처럼 편중된 데는 지난 수십년간 물류 인프라 투자가 미진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도로운송을 주요 수단으로 선택한 것도 배경이다. 1980년대 이후 모든 정권이 자동차산업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그 결과 현재 브라질 경제에 필요한 트럭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다.

*철광석 곡물을 제외 도로 운송 82%, 도로운송 61.1%, 철도 20.7%, 수로 13.6%, 가스관 등 전용운송망 4.2%, 항공 0.4%
*철광석 곡물을 제외 도로 운송 82%, 도로운송 61.1%, 철도 20.7%, 수로 13.6%, 가스관 등 전용운송망 4.2%, 항공 0.4%. 자료=브라질 정부

브라질 전체 자동차 수는 6580만대다. 이 중 트럭은 200만대(3.09%), 소형상용차 700만대 (10.67%), 버스 37만6500대씩이다.

자동차 수는 급격히 늘었지만 인프라 투자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지난 15년간 운송 분에는 GDP의 0.5%가량이 투자됐다. ABDIB(브라질 인프라기초산업협회)는 전국의 운송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10년 동안 GDP의 2.26%를 투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브라질 전국 도로망의 포장률은 매우 낮다. 현재 총 도로망은 170만km다. 포장도로는 21만3400km (12.5%), 비포장은 무려 135만km(79.4%)에 달한다. 현재 포장 예정인 도로는 15만7600km(9.1%), 연방정부 관할 도로는 12만500km(6%) 중 포장율은 54% 수준이다. 주정부 및 시정부 관할 도로인 160만km(94%)의 포장률은 9.2%에 불과하다. 지난 14년간 증가율도 고작 1%에 그쳤다. 여기에 도로의 57%는 그 상태가 ‘보통, 불량, 매우불량’으로 부정적이다. 이 같은 상황은 운송비용을 인상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면적대비 도로 보급율을 살펴보면, 유사한 면적을 보유한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다. 브라질운송총연합 CNT에 따르면 미국의 도로는 면적 1000㎢당 431km, 중국은 359km, 러시아54km, 브라질 24.8km다. 중국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투자는 물론, 운하, 철도, 내항해운 등의 운송수단을 다변화하는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주요 국가별 면적 대비 철도 비율
세계 주요 국가별 면적 대비 철도 비율. 자료=브라질 정부

운송총연합회의 반데르코스타 회장은 “단기적인 결과를 원한다면, 도로, 운하, 내항해운에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철도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장거리 운송이 필요한 곡물, 철광석, 석유제품 등에는 철도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자료=브라질 정부

철도 보급률도 매우 낮다. 철도의 연료비용은 도로의 3분의 1 수준이다. 운영비용은 2분의 1로 낮고 친환경적이라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투자비는 약 4배에 이르기 때문에 적극적인 도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현재 브라질의 철도는 약 2만9180km이며, 이 중 3분의 1은 사용이 불가능해 방치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브라질은 2011년부터 약 5년간 주요 2대 도시인 상파울로와 리오데자네이로를 연결하는 승객용 고속철 건설사업을 검토하고 입찰을 시행했다.

총 연장 518km 구간에 시속 약 300km, 투자비 110억 달러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에 한국기업 컨소시엄도 참여한 바 있다. 당시 브라질의 질마 후세프 대통령이 한국의 고속철 모델에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사업이 무산되어 아쉬운 결과가 된 케이스이기도 하다. 물류기업인 MOOVE사(社)의 줄리아니 사장은 물류기업들이 겪는 5가지 장애 요인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1) 주요 대도시의 기동력 문제
교통 체증, 좁은 도로, 하역에 적합한 공간 부족, 복잡한 교통규제.

(2) 내륙도시 접근 추가비용
내륙지방 소도시는 열악한 접근수단, 낮은 수요로 인한 비용 증가

(3) 제한적인 항공운송
항공운송 수단 부족, 고비용, 세관 통관의 어려움

(4) 불안정한 법률 규정
물류 분야의 복잡하고 엄격한 법률

(5) 재고 관리
부정확한 주문, 정보 차이, 재고 부족으로 인한 배송지연과 문제

※ 점선 : 계획 및 예정된 철도 구간
※ 점선 : 계획 및 예정된 철도 구간. 자료=브라질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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