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의 IT손자병법] ‘포스트 코로나19’ 철강경영 5가지 제언
[남영준의 IT손자병법] ‘포스트 코로나19’ 철강경영 5가지 제언
  • 남영준
  • 승인 2020.05.0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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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코로나19 상황에 대응, IT시스템을 활용하여 재택근무, 화상회의를 통해 일상 업무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일상생활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로 모이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고, 어울리지 못하는 현실을 만들었다. 함께 근무하는 직장에서도 우르르 나가 함께 먹고, 마시는 이전의 풍조는 사라졌다. 혼자서 또는 끼리끼리만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일명 비대면(Untact)의 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는 사람의 이동을 막고 있다, 사회 활동을 제한한다. 실업이 증가하다 보니 소비와 생산이 줄었고 경기도 마이너스로 하락하게 되었다. 정부가 나서서 돈을 풀고 경기를 부양한다고 하지만 코로나가 끝나지 않는 한 얼어붙은 사람의 마음을 녹이기에는 역부족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 19가 끝나면 경기가 V자로 회복될지 아니면 L자로 불황이 계속될지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이번 코로나는 경기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19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비대면이나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코로나가 끝난 후 예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면서 지속할 것이다.

소비와 유통업을 전문으로 하는 롯데그룹은 오프라인 매장을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온라인 쇼핑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한다, LG는 업무 시스템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일하는 방식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나섰다.

철강업계도 움직임이 예전과 다르다.

그동안 성장을 멈추지 않았던 인도마저 12년 만에 철강 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나라마다 고로 제철소의 불을 끄고 생산을 줄이고 있다. 대규모 장치 산업인 철강 산업은 조업률에 의해 출렁이는 경영 구조상 세계적인 불황에 대응하는 마땅한 수단이 없다. 조업률의 하락은 원가경쟁력이 약한 기업부터 적자와 자금 부족으로 이어진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대고객 서비스 디지털화를 넘어 내부 시스템까지 디지털화를 확대하고 있는데, 인공지능(AI)과 결합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가 기업 여신 심사에 관여하고 있다. RPA는 점점 정교화되면서 기업 모니터링, 여신 관리 등 비대면을 넘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코로나 19로 변하는 경영환경에 철강업계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5가지 점을 살펴본다.

첫째, 철강업계는 코로나19로 단기간이든 장기간이든 불황의 여파로 자금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금융에서 먼저 비대면의 문화와 부딪히게 된다. 그동안관계로 해결하려던 관행에서 벗어나 금융기관의 디지털 시스템에 맞추는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둘째, 코로나로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를 하기 어려운 곳이 있고 부작용도 있지만, 재택근무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의 보급 증대와 정부의 정책 지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기업은 인사 시스템부터 혁신해야 한다.

셋째, 철강 수요업계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바람이 코로나로 더욱 거세게 일고 있다. 앞선 기업은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여 업무를 혁신하고 있으며, 그동안 이런 기술을 활용하기 어려웠던 전통 제조기업도 구글, 아마존 등 IT 기업들이 제공하는 오픈 API를 이용하여 자신의 업무를 혁신해가고 있다.

철강업계는 공급 사슬을 맺고 있는 수요기업이 디지털화해 나가면 그런 기업에 둘러싸이게 되고 디지털에 익숙한 사람들과 거래를 해야 하며 그런 시스템에 접속하여야 한다. 국내에서 전자상거래가 아직 활성화되고 있지 않지만, 전자상거래의 특성인 디지털 공간에서 실시간 가격경쟁과 비대면이 다른 형태로 도입될지 모른다.

넷째, 글로벌 공급 사슬의 변화이다. 지금까지는 부품을 전 세계 곳곳에서 수급하는 글로벌 소싱이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이 구조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되었다. 각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리쇼어링(국내 유턴 지원)정책과 보호무역주의로 제조업 회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철강업계는 공급 체인을 재구성해야 한다.

다섯째, 스마트팩토리의 도입으로 공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인공지능을 통해 최적의 생산 시스템을 만들고는 있지만, 이제는 똑똑한 공장만이 아니라 수요자가 요구하는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지능형 주문 생산공장으로 진화해야 할 것이다.

철강 경기는 코로나 여파로 침체되는 세계 경제에 흔들리겠지만, 개별 기업의 운명은 금융과 수요 산업이 진행하는 비대면 디지털화와 사회적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 거대한 변화 물결에 연관 산업들이 배를 띄우고 항해해 가는데 강둑에 앉아 흐르는 물만 보고 있으면 안 된다. 늦기 전에 배를 띄우고 같이 항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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