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칼럼] 코로나19 “흔들려선 안된다”
[페로칼럼] 코로나19 “흔들려선 안된다”
  • 김종혁
  • 승인 2020.02.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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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혁 페로타임즈 국장
김종혁 페로타임즈 국장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섰다. 철강은 물론 전후방 산업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성역은 없다. 정부는 대응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단계로 격상했다. 대구경북에서는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났고, 부산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소재산업인 철강과 자동차 조선 가전 등 대형 수요산업과 이와 연관된 부품사들이 몰려 있어 그 충격이 더 크다.

산업계는 실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추가적인 가동 중단 조치를 내렸고, 삼성전자 구미공장은 직원이 코로나19 확정판단을 받아 공장의 가동은 24일까지 가동이 중단됐다. 확진자가 근무한 층은 25일까지 폐쇄됐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사무동 폐쇄는 물론 공장 전체 방역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경제에 주는 충격은 2015년 메르스 사태보다 더 클 것이라는 게 정‧재계의 공통된 우려다.

철강 분야만 보면 메르스 사태 때 철강 가격은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5월22일 이후 종식이 선언된 12월까지 20%나 급락했다. 철광석은 40% 폭락했다. 철강분야의 생산 및 판매 부진으로 수요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철강사 매출은 자연히 쪼그라들었다. 본지가 국내 30개 철강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메르스 사태가 벌어진 2015년 매출은 60조15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일 년 새 7조6600억원이 증발했다. 철강 수요가 감소 추세로 돌아선 데 더해 그 해 일 년은 암울하기만 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당시 철강사들의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데 있다. 30개사 이익은 4조5541억원으로 7.6%, 금액으로는 4803억원이 증가했다. 중견기업들의 이익 개선은 더 뚜렷했다. 동국제강 동부제철(현 KG동부제철)은 흑자로 전환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49.7%나 이익을 늘렸고, 대한제강, 포스코강판, 한국철강 등 중견사들은 최소 600%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밖에 환영철강공업, 동국산업, 현대종합특수강, TCC스틸 등의 이익도 크게 늘어났다.

가격 하락과 판매 감소는 불가피했다. 그 속에서 수익성을 지킨 것은 각 기업들이 흔들림 없는 경영에 집중했기에 가능했다.

불투명하고 불안한 업황은 메르스나 현재 코로나19 사태나 크게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목표지점을 잃거나 잊지 않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의 일을 예측하는 일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재의 상황에만 몰입하다가는 급격한 업황 전환 시 유연하게 대응하기 쉽지 않다.

미래를 위한 투자와 고용 등의 경영활동의 근간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철강이 우리나라 자동차, 조선, 가전 등의 산업을 뒷받침 하는 기초소재산업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차원의 사명감도 존재한다. 된다. 현재의 꾸준한 준비가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

2015년 12월 메르스 사태가 종식된 이후 2016년은 눈에 띄는 회복국면에 들어섰다. 당초 장기침체 터널이 계속될 것으로 읽혔던 전망은 정반대 흐름으로 전개됐다. 이를 준비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에는 분명한 차이가 발생한다.

현재 철강업계 각 기업들은 비상경영 체제로 돌입한 상태다. 사무동 공장 등 외부 출입을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방역 및 예방을 위한 긴급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당초 경영목표를 흔들림 없이 달성하기 위한 각 부서별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수많은 경영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의 강도가 높은 돌발 상황이다. 말 그대로 변수다. 메르스 때의 경험이 철강사들의 대응력을 키웠듯 작금의 상황이 미래의 귀감이 될 대응 사례로 기록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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