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제강사 고철價 인하 ‘복잡해진 셈법’…감산 1차대응
[초점] 제강사 고철價 인하 ‘복잡해진 셈법’…감산 1차대응
  • 김종혁
  • 승인 2020.02.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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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고철價 상승 국내 ‘저평가’ 국면
제강사 인하지속 철근價 상승제한 지적
추가 인하시 국내 입고량 감소 부담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등 국내 전기로 제강사들의 국내 철스크랩(고철) 가격 인하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의견이 잇달아 제기된다. 글로벌 가격은 강세로 전환되는 가운데 국내 가격 인하가 계속되면 철근 가격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게 핵심 근거다. 국내 고철 가격이 수입산에 비해 저평가 있다는 점도 추가 인하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제강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 고철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인지하는 반면 철근 시장 개선이 요원하다고 판단, 1차적으로 감산 카드를 활용해 수익성 방어에 나서는 모양새다. 동국제강은 최근 3월 인천공장 감산을 발표한 데 이어 대한제강도 생산 조절에 들어갈 전망이다.

제강사들은 이번주까지 고철 가격 인하를 지속한다. 다음주 추가 인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업계에서는 조만간 저점을 찍을 것이란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현대제철은 17일부터 3개 공장의 구매 가격을 전 등급 1만원 인하했다. 동국제강은 18일부터 같은 폭으로 내렸고, 환영철강은 19일, 앞서 대한제강과 한국철강 15일, 한국특수형강은 14일부터 인하를 실시했다.

시장에서는 제강사들의 추가 인하에 대해 주목하는 가운데 제강사들의 셈법은 다소 복잡해졌다. 추가적인 인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는 모양새다. 제강사 전반의 손익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철근 가격 인상을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 반영은 미진한 상태다. 이번주 철근 유통 가격은 10.0mm 기준 톤당 59만원으로 60만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 연초 3~4만원 상승한 이후 약보합에 머물고 있다.

중국발 코로나19 여파와 국내 수요부진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에는 고철 가격 하락에 장기간 이어지면서 철근 가격 상승에 발목을 붙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봉형강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의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고철 가격이 계속 떨어지다보니 철근 등 제품 시장에 대한 불안감도 큰 상태”라고 말했다.

터키발 급등으로 미국 일본 러시아 등 글로벌 고철 가격은 강세로 전환됐다는 평가가 많다. 일본과 비교할 경우 국산은 이미 저평가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터키의 미국산 HMS No.1&2(8:2) 수입 가격은 280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최근 열흘 사이 20달러 가까이 올랐다.

일본 H2는 현대제철이 지난주 낸 비드 가격을 기준으로 FOB 톤당 2만2000엔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저점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 도착도를 기준으로 하면 톤당 26만원으로 웃돈다. H2와 비교되는 경량A는 23~25만원에 형성되고 있다. 최근 동남아향 기준으로 2만3000~4000엔 선으로 올라갈 가능성을 보고 있다.

글로벌 가격 강세는 전통적인 성수기인 3월 이후로도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국내 업계에서도 저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자칫 국내 물동량 및 입고량이 줄어들면 수입은 물론 국내에서도 높은 가격에 구매할 수밖에 없은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저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고, 글로벌 가격은 강세 전망이 우세하다”면서 “철근 가격도 올려야 하는 제강사들은 국내 고철 가격 인하에 고민스러운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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