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칼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핵심이다
[페로칼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핵심이다
  • 김종혁
  • 승인 2020.02.11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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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혁 페로타임즈 국장
김종혁 페로타임즈 국장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불안감에 휩싸였다. 한국은 그 강도가 더 세다. 지리적으로나 경제 산업의 연관성이 깊다는 데 그 배경이 있다. 글로벌 전문분석기관들은 한국의 수출 및 경제 전망치를 모두 하향으로 조정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투자은행(IB)과 경제연구기관들은 올해 한국의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2.1%로 전월보다 0.2%p 낮췄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0.5%에 그칠 것이라며 더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소시에테제네랄과 JP모건체이스는 각각 1.7%, 1.8%로 봤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대폭 낮춰졌다.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2.5%에서 1.5%로,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2.2%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수출이 산업, 경제의 동력이 되는 만큼 당연한 결과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6일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은 한국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안팎에서 소비심리와 소비지출을 위축시키고 생산 및 공급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철강을 비롯한 자동차, 반도체·전자, 정유, 화학 등 핵심 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 철강 시장으로 피해와 충격이 전해지고 있다. 철강 수요의 엔진격인 현대차는 10일 셧다운을 결정했다. 기아차도 생산을 제한했고, 쌍용차, 한국지엠 등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될수록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기업에는 적지 않은 피해를 줄 전망이다. 유통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 점은 부담을 더한다. 중소기업들의 철강 소비는 크게 위축됐다. 철강 유통기업들도 구매를 꺼리는 모습이 역력하다. 철강 가격이 급락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중소 무역상들의 고충도 말 할 것이 없다. 중국의 항구, 도로 등의 물류가 차단되다보니 생업은 사실상 멈춰 섰다. 환율상승(원화가치하락)은 당장 도래할 결제에 대한 부담을 확 키웠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말 1156원이었던 것이 1190원을 넘나들고 있다. 철강 메이커나 유통, 무역상에 이르기까지 작년 최악의 실적을 경험한 업계로서는 재앙과도 같은 현실이다.

현재의 상황은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려는 우려를 낳고, 불안감은 현실 이상의 심각한 상황을 만들어 낸다.

정부는 지난 7일 신종 코로나 대응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긴급중소, 중견,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했다. 금융기관들도 대출연장, 금리지원 등의 시장 보호 조치에 힘을 모았다.

철강 시장을 놓고 보면 추가 급락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철강 가격과 선물 시장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모양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 메이커들은 시장거래 및 가격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철강 메이커 및 유통, 그리고 수요산업은 합리적인 대응 방안을 놓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 가격과 수급, 수출입 등 시장이 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춰야 한다. 불확실성이 심화된 현실에서 개별 집단의 이익이나 주장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철강업계는 1990년대 IMF, 2000대 유럽발금융위기 등 글로벌 경제충격으로부터 사스, 메르스 등의 천재지변을 겪으면서 리스크 관리의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코로나 사태는 체질을 강화할 또 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경험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빛이 난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올더스 헉슬리는 경험이란 당신에게 일어난 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일어난 일에 어떻게 대처했냐는 데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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