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최대 철강사인 시데루지카 화치파토(Siderúrgica Huachipato, CSH)가 마지막 고로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74년간 가동된 철강사업이 공식적으로 마침표를 찍게 됐다. 회사 측은 광산 및 항구, 물류사업 등은 계속 운영할 방침이다.
CSH는 1950년 설립된 칠레 최대 철강사로, 현지 유일 일관제철소를 운영하고 있다. 칠레 철강 산업에서 19%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능력은 선철 80만 톤과 철근, 기계용 바(SBQ) 등 철강재 100만 톤이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신규 압연공장을 건설하고 빌릿 연속 주조기 등을 도입하면서 핵심 제품군을 판재류에서 봉형강 제품 중심으로 전환한 바 있다.
앞서 칠레 재무부는 지난 4월 국내 철강기업의 요구로 중국산 철근 및 연삭구 제품에 각각 24.9%, 3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당시 칠레산 구리의 최대 수입국이 중국이라는 점에서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CSH 측은 관련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제품과 경쟁할 수 없다고 발표하면서 지난달 모든 주요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10년 넘게 수입된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으로 인한 시장 불균형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19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만 7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이번 셧다운으로 최소 2700명의 근로자가 실직할 것이며, 추가로 1000개 이상의 지역 중소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난해 CSH가 사상 최대인 3억855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며 이번 가동 중단으로 오히려 모회사인 CAP의 연결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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