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혼자다. 혼자서도 단단해질 줄 알아야 한다” - 쇼펜하우어
1인 가구 비중이 40%를 넘었다. 추석 연휴로 들떠 있을 때도 명절이 더 외로운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최근 서점가에서 많이 팔리는 책도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1788~1860) 관련 서적이라고 한다. 염세주의자 쇼펜하우어의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조언으로부터 인생 해답과 위로를 찾고자 하기 위함이 아닐까? 불안과 불만 지수가 높아졌고 남의 시선에 따라 사는 현대인의 비극인지도 모른다.
쇼펜하우어의 행복관은 “인간은 결핍에 의해 고통을 느끼지만 풍족한 상태인 과잉에 의해서도 고통을 느낀다. 과잉은 무기력과 권태감을 만들어내기에 고통을 이해하고 의식적으로 고통을 줄여나갈 때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 ”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역설적이면서 단도직입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인생에서 행복이란 단어를 제거할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 인간은 고통과 절망에서 태어났지만, 절망은 끝이 아니다. 하나의 몰락을 통해 새로운 가치가 잉태하고 태어나는 희망이다. 즉 고통은 소멸해야만 끝나는 아픔이 아니라, 그 아픔 끝에 새 생명을 탄생시키고, 새로운 가치관을 성립해야 한다. 삶은 고통과 권태 사이에서 진자운동을 한다. 따라서 인생은 우리가 무엇을 얻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견디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누구나 말과 행동이 일치하기는 너무 어렵다. 의지적이고 관념주의자 쇼펜하우어도 예외가 아니다. 금세기 최고의 지성으로 불리는 버트런드 러셀은 쇼펜하우어를 좋게만 평가하지 않았다. 러셀의 저서 ‘서양철학사’에서 쇼펜하우어의 모난 성격과 탐욕스러움 그리고 위선을 유감없이 까발렸다.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철학적 원칙과 달리 실제 삶에서 매우 탐욕스럽고 위선적인 인물이다. 금욕을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매우 사치스러운 생활을 했다. 습관적으로 값비싼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었으며 숱한 여자들과 염문을 뿌렸다. 또한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매우 중시해서 돈 문제로 사람들과 자주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을 멸시하고 비판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쇼펜하우어는 도덕을 말하지만, 도덕적 생활의 일관성이 부족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남과 비교하느라 시간 낭비하지 말고 3가지를 실천하라고 한다. 첫째 건강으로 “건강한 거지가 아픈 왕보다 낫다.” 둘째, 마음의 평정을 가져라. 한평생 수많은 위험을 무릅쓰고 땀 흘려 노력하는 최고의 이유가 남들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함이란 너무 슬프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훨씬 더 행복하다. 셋째, 지적 활동은 삶의 깊이를 더한다. 독서, 예술 감상 등의 지적 활동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믿었다.
항구를 출발한 배는 필연적으로 파도를 거슬러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흔들리지 않는 것은 인생이 아니다. 의심이 가지 않는다면 신앙이 아니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젊은 청년들이 출발선을 떠나보기도 전에 인생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주인공이 자신으로 세상이란 무대에서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시대는 점점 더 포악해지며 그에 비례하여 인간성까지 날로 강퍅해지고 있다. 이 지옥 같은 세상도 나의 것이다. “나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라는 사람밖에 없다”라는 진리를 가슴에 새겨서 지워지지 않는 ‘표상’으로 남게 하자. 비록 희망을 잃어도 진리를 추구하자. 행복은 언제나 불행 속에 존재한다. 진정한 희망은 바로 자신을 신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