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 전문가들이 글로벌 철강산업이 연내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진단했다. 전 세계 경제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약세지만, 지속적 인플레 축소와 원자재 보충 주기에 따라 철강재 수요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유럽 탄소국경세(CBAM), 튀르키예 반덤핑(AD) 관세 검토 등은 향후 수출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철강협회(CISA)는 이달 16일 중국 항저우에서 '제3회 중국철강 해외개발 콘퍼런스(China Steel Overseas Development Conference)'를 개최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정부 및 철강사, 무역기업 대표를 초청해 '2024년 철강 대외무역 기회와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또 해외 수출입 사업 현황, 글로벌 무역 장벽 등 최근 철강업계 내 화두에 대해 심층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각 세션별 주요 발표자와 내용이다.
중 샤오량 WSA 부국장, "전 세계 조강 소비량 지속 증가할 것"
중 샤오량(Zhong Shaoliang) 세계철강협회(WSA) 부국장은 전 세계 조강 소비량은 지속 증가할 전망이나 성장률은 둔화되고, 저탄소 전환 역시 위축될 것으로 진단했다.
현재 글로벌 조강 생산능력은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오는 2026년까지 세계 각국에서 총 1억2400만 톤이 추가로 늘어난다는 것이 골자다.
또 EU CBAM 등 새로운 무역 장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온실가스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업 및 가치사슬 전반에서 탄소 배출 데이터를 파악해야 한다고 봤다.
특히 규제에 포함되지 않은 기업들 역시 탄소 감축전략 수립 및 저탄소 제품 연구개발(R&D), 글로벌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참여 등을 통해 철저하게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리 용쥔 당위원회 서기, "철강산업 내 균형발전, 공생 필요"
리 용쥔(Li Yongjun) 당위원회 서기(야금산업경제발전연구센터 소장)는 중국 철강 내수와 글로벌 가격 차이를 고려할 때 외국 철강사들은 최근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했으며, 이는 코로나 팬데믹 전후 급격한 가격 상승과 연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철강산업이 새로운 발전 패턴에 접어들면서 시장 운영 매커니즘, 기업 생산 리듬과 수익성, 외부 경제 및 정치 환경 등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난 2015년 철강사들의 낮은 수익성과 비교하면 현재 시장 환경은 대폭 개선됐고, 각 기업들의 위험 저항 능력 역시 크게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또 철강산업 내부에서 균형 잡힌 발전에 중점을 두고 공생, 상생, 공동 발전 및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 비쉬안 하이웨이 파트너, "EU CBAM 철강 점유율 재분배할 것"
우 비쉬안(Wu Bixuan) 하이웨이 로펌(Hiways Yongtai Law Firm) 시니어 파트너는 EU CBAM이 중국 철강, 알루미늄 산업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부터 유럽향 수출에 탄소세가 부과되고, 2034년부터는 무상배출권이 폐지돼 EU 기업들과 해외 수출업체들이 동일한 탄소 가격을 부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 비쉬안 시니어 파트너는 "CBAM은 EU가 국내외 철강 탄소배출 비용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정책 도구로 활용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EU 철강시장 및 수입 철강시장 내 경쟁 구도를 변화시키고 점유율을 재분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티앙가 상해강련 E-커머스 분석가, "아프리카 등 新시장 기회"
리 티앙가(Li Tiange) 상해강련 E-커머스(Shanghai Ganglian E-commerce) 분석담당은 최근 중국이 중동 등 비전통적 시장에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다만 튀르키예 등 신흥국에서도 최근 중국산 수입재에 대해 반덤핑(AD) 조사에 착수하는 추세로, 향후 관세가 인상될 경우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철강업황에 대해서는 베트남 등 아세안(ASEAN) 지역에서 회복세가 이어질 전망이며, 북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내 수요 증가가 새로운 기회로 작용한다고 봤다.
렌 주첸 상해강련 E-커머스 부사장, "中 철강 이미지 제고 필요"
렌 주첸(Ren Zhuqian) 상해강련 E-커머스 부사장은 올해 글로벌 철강시장에 대해 "경제 성장 모멘텀은 약하지만 여전히 탄력적"이라며 "인플레이션 지속 하락과 원자재 보충 주기가 겹치면서 철강재 수요 회복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 측면에서 올해 전 세계 철강 소비량은 4월 WSA 전망치 기준 1.7% 증가하며, 공급 측면에서는 아세안 국가들이 연내 중장기 생산능력(CAPA) 구현에 나설 예정이다.
또 인도 등 신흥 철강국 캐파 역시 향후 몇 년 동안 크게 증가해 수입재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고, 튀르키예 수요는 높은 생산 비용으로 인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편 올해 1분기 철강 수출은 최근 3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고, 4월 철강 수출은 전월 대비 소폭 감소하나, 앞선 2년 대비로는 여전히 증가 추세로 예상했다.
다만 수출시장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낮은 재고 기반 시장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철강사들이 중국산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