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규의 고철 이야기] 철스크랩 업계는 ‘구인(求人) 중’
[박봉규의 고철 이야기] 철스크랩 업계는 ‘구인(求人) 중’
  • 박봉규
  • 승인 2024.05.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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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규 한국철강자원협회 사무총장  (전 현대제철 부장, 피제이로직스 대표)
박봉규 한국철강자원협회 사무총장 (전 현대제철 부장, 피제이로직스 대표)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산업 현장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철스크랩 업계도 예외가 아니며, 특히 ‘집게차’ 기사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사업주들이 많다.

그러나 철스크랩 업계의 구인난은 현장에서만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 철스크랩 사업자 단체인 한국철강자원협회(이하 ‘협회’)는 지난 2월 말 제34차 정기총회에서 정관 규정에 따라 연임(제10~11대)을 마친 협회장의 후임을 선출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지원 또는 추천자가 없어 제12대 회장 선출에 실패하고 추후 3~4월에 임시총회를 개최하기로 하였지만 5월 중순인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정기총회에 참석했던 모 부회장은 “혜택만 무임 승차하려는 업체들의 반성이 있어야 한다. 협회에서 업계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지금 처한 상황을 보면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저조한 참여로 회장 선임 및 집행부 구성이 난항에 빠져 벼랑 끝 해체 위기에 내몰렸다”고 했다.

협회 사무국의 일원으로서 협회장도 제대로 선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철스크랩 산업의 현실을 대변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앞선다.

그러나 협회가 후임 회장 선출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2018년 1월 한 매체의 기사에 따르면, “협회가 제9대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회장의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일본 철리사이클공업회(JISRI)의 신년회에 410명이 참석한 반면, 협회 송년회에는 20여명이 참석했는데 초청한 외부 인사를 제외하면 10명 남짓의 협회 회장단이 모습을 보였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는 “협회 활동이 본인의 사업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분석하였다. “정부의 산업계에 대한 유일한 통로는 협회인데, 업계가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협회가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압력단체로서 바람막이 역할은 물론, 정부 및 관계기관에 업계의 의견을 잘 전달해야 하는데 이런 기능이 미약하다. 철스크랩 산업이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유이다”라고 덧붙였다.

협회가 업계의 이익 대변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평가이기는 하지만 업계에서도 조금 더 관심과 힘을 모아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해본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해묵은 논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철스크랩 업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고 싶다.

2023년 7월에는 “철스크랩 업계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없다”라는 기사가 게재되어 협회의 영세성과 소극적인 참여 등으로 운영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협회는 100여개의 회원사가 있지만, 상근자 1명과 1억원대 중반의 예산으로 1년을 살아가는 반면, 한국철강협회는 회원사 약 40개에 연간 예산 60억원 이상, 상근 직원 40여명에 이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같은 대형 업체들이 재원을 많이 출연하여 업계 공동의 발전을 지원해 나간다. 이는 협회가 업계의 이익을 잘 대변하기 위해서는 그 산업을 이끌어 가는 대형 업체, 리딩기업들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협회의 위상이 올라가면 철스크랩 업체들의 위상이 올라가게 될 것이고, 철스크랩 업체들의 사업 환경이 개선되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언급하면서 철스크랩 업계 리딩 기업들의 협회 운영에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더불어 미국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인용해 “협회가 우리에게 해 준 것이 없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먼저 업계와 협회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조언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실행이 이슈가 되면서 철강산업에서는 철스크랩 사용 확대가 가장 효율적인 대책으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철스크랩 업계를 대표하는 협회가 존폐의 기로에서 업계의 권익을 지킬 수 있는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결국 철스크랩 업계에 피해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철스크랩 업계의 안정적인 성장 및 발전을 위해서는 여러 명이 통나무를 굴릴 때, 모두 적절하게 힘을 배분하여 이동시켜야 제대로 굴러가는 <통나무 굴리기>처럼 ‘네 탓’이라고 말하기보다는 ‘내가 먼저’라는 적극적인 자세로 협회 운영을 주도해 줄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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