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칼럼] 전쟁과 철강 금속
[남영준 칼럼] 전쟁과 철강 금속
  • 남영준
  • 승인 2024.05.09 0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전쟁은 철강, 금속의 소모전이다. 탱크, 포탄 등 모든 무기가 철강, 금속으로 만들어진다. 공격 무기는 결국 금속 통에 담은 화약을 폭발시켜 피해를 준다. 그것이 포탄이든, 미사일이든 날아가는 거리와 폭발력의 차이이다.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탱크가 수백 대 파괴되고, 퍼부은 포탄이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주듯이 끈질기게 전쟁 물자를 소모하는 쪽이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러시아가 미국 등 서방의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2023년 철강 생산이 7,580만 톤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하였다. 앞으로는 전투원보다 전쟁 무기를 계속 공급하고 쏟아부을 수 있는 곳이 우위를 차지할지 모른다.

요즈음 전쟁에는 미사일을 많이 사용한다.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에서 크고 작은 미사일이 사용되고 있다. 공격에도, 방어에도 미사일을 많이 사용한다. 미사일 한 기당 철강 금속은 어느 정도 소요될까. 소형 단거리 미사일은 100~500kg, 중형은 500~1000kg, 대형은 1000kg을 훌쩍 넘긴다.

역사를 돌아보면 세계 제1차 전쟁이 시작된 1914년 미국의 연간 철강 생산량은 2,350만 톤이었으나, 1918년 전쟁이 끝날 무렵 생산량이 두 배가 되었다. 1차 대전부터 전투 양상이 참호전으로 바뀌면서 무기와 방어 시설에 엄청난 양의 철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증가한 철강 생산능력은 전쟁이 끝난 후 빌딩 건설과 자동차 생산에 대대적으로 공급되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건설에 6만 톤의 철강이 소요되었다. 당시 미국의 베들레헴스틸과 US스틸의 기업가치는 GM이나 포드 자동차보다 높았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다시 한번 철강 수요가 급증했다. 함선, 전차, 항공기 등에 엄청난 양의 철강이 사용되었다. 2차 대전 중 침몰한 선박이 연합군 측 3천여 척, 추축군 측이 5천여 척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드웨이 해전에서 침몰한 일본 항공모함 한 척에 철강이 2~3만 톤이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진주만 공격을 주도한 일본 해군 제독 야마모토 이소로쿠는 미국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미국의 막대한 군수 능력은 두려워한다고 고백했다. 장기적으로 막대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쪽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언이었다.

전쟁이 끝난 후 유럽에서는 비극적인 전쟁의 재발을 막기 위해 프랑스가 중심이 되어 독일, 벨기에 등 6개국이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결성하였다. 미국에서는 철강이 전후 가전제품, 자동차, 건설산업의 호황을 이끄는 주요 산업이었다. US스틸은 전 세계 철강산업의 리더였다. 그러던 US스틸이 현재 일본제철에 인수되는 과정에 있다.

전쟁으로 수많은 무기가 생산되고, 사용되면서 전쟁 지역에 엄청난 양의 고철을 남긴다. 1975년 베트남 전쟁이 끝난 지 40년이 흘렀지만, 전투지에서 고철을 주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

전쟁 방식이 변하고 있다. 드론을 주요 공격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투기도 인공지능이 조종하는 무인기로 바뀔 전망이다. 탱크도 무인화를 연구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조종하는 군인들 보호에 중점을 두었지만, 무인화로 전투 성과를 우선시하는 소모전이 될지 모른다. 향후 전쟁은 누가 더 많이 소모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그려지는 미래 전쟁도 철강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인공지능 스카이넷이 지배하는 세계를 보면 금속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로봇이 무기를 들고 인간을 다 없애려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