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투자가 생명이다②] 119년의 GERDAU “철강 외 서비스도 팔겠다”
[신년기획-투자가 생명이다②] 119년의 GERDAU “철강 외 서비스도 팔겠다”
  • 김종혁
  • 승인 2020.01.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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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의 전환 '리더 세대교체' 원가점감 등 개선작업
서비스분야의 확대 철골 물류 건축자재 등 설립 확장
자동차 소재부문 그래핀 분야 진출 기존 철강화 병행

철강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1990년대 대규모 투자증설 이후 IMF로 뼈아픈 구조조정을 거쳤다. 2010년대 현대제철의 고로 투자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증설이 재개됐다. 투자 이후로는 불황이 되돌아 온다는 공식은 피할 수 없었다. 2008년 금융위기에 더해 2011년 유럽발 금융위기가 글로벌 시장을 덮쳤다. 소재 산업인 철강은 2013년부터 장기침체 국면에 들어섰다. 우리나라 철강산업은 이 때부터 미래를 위한 투자와 고용이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포스코 현대제철이 투자를 주도하긴 했지만 중소기업들은 앞가림을 하기도 버거운 시절을 보냈다. 2018-2019년 국내에서는 인력 구조조정과 부실사업정리 등의 체질 개선 작업이 진행됐다. 새로운 미래를 열 투자의 고삐를 당기기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 2020년 철강사들의 투자는 새로운 10년,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본지에서는 119년된 게르다우(GERDAU)의 변신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철강사들의 투자 사례를 연재한다. 

- 글 싣는 순서 -

① 한국 철강사, 침체터널 “신규투자 재정비”
② 119년의 GERDAU “철강 외 서비스도 팔겠다”
③ 포스코 친환경 스마트공장 이차전지 '3박자'

게르다우는 1901년 설립, 119년의 철강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베르넥 사장은 사고의 전환, 리더의 교체를 통해 철강부분의 일대변혁을 추진하고 있다. 철강판매에서 서비스공급, 자동차 소재 부문에서의 그래핀 사업 진출 등을 통해 기존 철강 중심의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철강제품 외에 서비스도 제공하겠다”

[주원석 지사장=브라질] 브라질 게르다우(GERDAU)의 구스타보베르넥(Gustavo Werneck) 사장이 새해 이 같이 밝히고,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게르다우는 1901년 설립으로부터 119년의 유구한 철강 역사를 가졌다. 이제는 더 이상 예전의 철강 회사가 아니다. 사무실의 룸(room)을 폐쇄하고, 직급 계층을 없앴다. 중간관리자 직급은 지난 4년간 40%가 사라졌다.

전통 제조업, 특히 거대 장치산업인 철강이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기란 그 무게가 버겁다. 게르다우가 이처럼 과감한 변혁을 실시한 데는 앞으로의 10년을 위해서다. 신규 사업에서 전체 5분의 1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2018년 기준 매출은 125억 달러(14조4300억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5억 달러(2조8860억원)에 이른다.

신규 사업은 철강과 관련한 서비스 분야다.

베르넥 사장은 “철강 제품만을 판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서 서비스도 판매할 것”이라고 말한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더 많은 철강제품을 판매하고, 원자재 가격의 등락에 영향을 덜 받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신규 사업 의지를 밝히고 있다.

베르넥 사장은 2년 전 게르다우 그룹으로 영입됐다. 설립자 가문인 GERDAU JOHANNPETER 출신이 아닌 최초의 전문경영인을 주목을 받았다.
 

'리더의 교체' 서비스분야 확대 '철골 물류 건축자재'...'8개 파일럿 회사 시험중'

가장 큰 도전과제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과정이었다. 상급자의 모든 의사결정, 위험회피, 권한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이다. 베르넥 사장은 수많은 교육과 변화를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사고의 전환과 현실에 적응할 수 있는 인물들을 리더로 발탁했다.

원가절감은 필수 과제였다. 일반판매관리비는 순이익의 8%를 사용하고 있었다. 현재는 3.5%까지 내렸다. 금액으로는 2억5000만달러를 절약했다. 일반판매관리비는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말한다.

게르다우는 고객 편의를 증대했다. 단순한 수익의 창출이 아닌 가치의 창출에 역점을 뒀다. 형강의 경우 예전에는 건설사에 판매하고, 그 건설사는 파일을 박는 회사를 고용했다. 이어 그 파일이 건물을 지탱할 수 있는 저항력을 갖고 있는 지에 대한 확인 과정까지 거친다.

베르넥 사장은 철골 구조 회사를 설립했다. 건설사의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다수의 공급자들과 계약을 체결하는 번거로움을 제거해야 한다는 데 착안했다. 철강재를 판매하는 대신 완성된 건물의 기초공사를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비스 공급의 시작인 셈이다.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더 많은 철강재를 판매하고, 원자재 가격 등락에 덜 의존하게 하는 효과를 기대했다.

베르넥 사장은 “앞으로 건설과 인프라 부문이 활성화되면, 우리 고객들은 완성된 기초공사를 계약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멘트 회사인 보토란팅과 플라스틱 건축 부품 제조사인 티그리와 합작 회사도 설립했다. “함께라면 더 커진다”는 경영이념을 넣었다. 합작사는 사업의 첫 단계로 건축자재 상점과 전문인력에 대한 회원 프로그램을 공유하기로 했다. 조만간 건축 보수공사에 대한 부문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브라질에서 건축 보수 분야는 아직 낙후된 상황이라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G2L라는 물류회사를 통한 서비스도 마련했다. 베르넥 사장은 “물류 부문에서도 비효율과 높은 비용이 문제였는데, 디지터화된 물류회사를 통해 플랫폼과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운송비 절감이 가능했고 2019년에 약 5000만 달러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현재 설립을 마치고 파일럿 형태로 시험 중인 회사는 8곳에 달한다.
 

철강 기존사업 유지 환경변화 대응 연구개발 및 신소재 사업 진출

게르다우는 이 같은 서비스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신규 사업 부문을 신설했다. 또 이사회는 최근 앞으로 10년 후 회사 매출의 20%를 신규사업에서 창출하자는 내용을 확정했다. 비효율을 제거하는 데 역점을 두고, 철강 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철강 사업은 기존 부문을 유지하면서 추세 변화에 따른 연구개발(R&D) 및 신소재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주력인 자동차용 특수강 분야는 변화의 한 가운데 있다. 자동차는 앞으로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가 많이 개발될 전망이다. 경량화 요구에 따라 신소재인 그래핀(graphene) 분야에 진출하기로 했다. 그래핀은 강철보다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200배 강하다.

그래핀은 철강과 함께 자동차 생산 소재로 공존할 것이란 판단이다. 베르넥 사장은 “우리는 아직 경험이 없어서, 기존의 특허와 응용제품 개발에 익숙하지 않다”면서도 “해외에서 규모가 가장 큰 그래핀 개발단지가 있는 영국의 맨체스터에 사무실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철근에 그래핀 페인팅을 입혀서 부식이 있는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는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의 맨체스터 대학과 협력으로 회사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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