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태만상] 엔진도 브레이크도 없는 봅슬레이
[철태만상] 엔진도 브레이크도 없는 봅슬레이
  • 김종대
  • 승인 2019.11.28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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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0년대의 겨울은 정말 추웠다. 매년 한강이 꽁꽁 얼어붙을 정도로 매운 추위였다. 한강이 얼면 아이들은 널빤지로 만든 조악한 썰매를 쇠꼬챙이로 찍어가며 얼음을 지쳤다. 언니들이 썰매에 걸터앉은 동생을 밀어주던 모습은 아련한 추억이다. 

간혹 검정 가죽구두에 멋진 칼날을 부착한 스케이트를 마주하게 되면 넋을 놓고 쳐다보던 기억이 새롭다. ‘세이버’와 ‘전승현’이란 스케이트가 등장하면서 스케이트는 대중화됐다.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매서운 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았던 한국인들의 스케이트 사랑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시킨 원동력이다.

동계 올림픽은 종목마다 별다른 흥미를 갖게 한다. 숏 트랙 경기는 스릴만점이다. 선수가 코너링 할 때면 관전하는 사람도 몸이 저절로 움찔 거리며 선수와 똑같이 돌게 한다. 피겨스케이팅은 학이 춤추듯 우아한 동작이어서 넋을 잃게한다. 

봅슬레이는 긴박감을 더한다. 썰매에 온몸을 실어 얼음장을 내쳐 달리는 모습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 봅슬레이 썰매는 엔진도 없고 브레이크도 없다. 커브 돌때의 압력은 중력의 4배나 된다. 속도 경쟁에 나선 선수들은 썰매를 ‘무겁게 더 무겁게’ 외치지만 630Kg(남자 4인승 기준)을 넘지 못한다.

스케이트의 원조는 기원전 3000년경 핀란드인이 동물 뼈로 만든 물건 이동용 스케이트(러시아의 파닌의 학설)라고 한다. 이 스케이트가 급진적으로 발전하다 보니 철을 썰매나 신발의 밑바닥에 날로 착용하게 됐고, 네덜란드인들(13세기)은 나무 바닥에 쇠 날을 끼워 스케이트를 만들었다. 스케이트가 빙상스포츠로 발전한 것은 스코틀랜드에서 철제 스케이트가 등장하면서 부터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스케이트가 본격적으로 활성화 된 것은 90년대 초반이다. 스케이팅 전용시설은 동대문 실내 스케이트장이 유일했다. 최초의 스케이트장이 생긴 것은 1912년 경성일보사가 만든 용산부근의 빙활장이다. 그러다가 1921년 12월 명동부근에 스케이트장(조선체육협회)이 개장되고부터 스케이트는 적극 보급되기 시작했다. 

빙상용 스케이트는 날이 중요하다. 스피드용은 날이 길고 얇으며 얼음과 스케이트의 날이 닿는 부분이 직선적이고 길다. 피겨스케이트는 날이 짧고 양끝이 휘어져 있다. 아이스하키용은 빠른 속도와 급회전을 위해 스피드용과 피겨용의 장점만을 채택하여 날이 약간 길고, 조금 휘어져 있다.

스케이트의 날은 스테인리스로 구성되 었지만 날(블레이드)을 감싸고 있는 둥근 봉의 튜브(프레임)는 알루미늄 소재로 만든다. 스케이트 날은 체격 조건과 주력 종 목에 따라 각각 다르게 선택된다.

장애인 아이스하키는 견고하면서도 가벼운 썰매가 포인트이다. 경량 썰매는 고망간 방진강, 마그네슘 합금, 특수 열처리 스테인리스스틸 등 최첨단 소재로 만들 어진다. 그러나 스케이트 날 시장 의 규모는 철강기업이 나서기에 너무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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