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칼럼] 철강 CEO 대중 속으로
[페로칼럼] 철강 CEO 대중 속으로
  • 김종혁
  • 승인 2019.04.26 0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종혁 페로타임즈 기자
김종혁 페로타임즈 기자

철강 CEO들이 대중 앞에 직접 나섰다. 철강 분야 종사자가 아니면 그들이 CEO인지조차 모를 일반 시민 앞에 속속 등장한다.

장세욱 부회장이 4월 중순 화창한 봄날 홍대 ‘걷고싶은거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철로 만든 미니 화분을 준비했다. 오가는 시민들에게 하나하나 정성스레 건냈다. 특유의 미소는 그날의 날씨와 꽤나 어울렸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앞서 3월 쌍용차에서 나온 신차 뷰티풀 코란도 시승행사에 참석했다. 흰색 와이셔츠에 ‘노타이’를 한, 편안하면서도 말끔한 차림이었다. 차량에 탑승해 핸들을 잡고 한껏 포즈를 취해본다. 쌍용차 이미지에 걸 맞는 액티브하고 세련된 연출이다.

철은 그 분야 종사자가 아니면 생활 속, 일반 시민들이 인식하기 어렵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주 가까이, 매우 자연스럽게 녹아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철강 CEO들이 경제 근간인 산업의 대표임에도 시민들에겐 낯설다는 점과 닮아 있다. 스마트폰을 만드는 삼성家, 자동차를 만드는 현대家 오너일가가 매우 친숙한 것과는 너무도 다른 현실이다.

철을 대중, 일반 시민들에게 알리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산업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에 그렇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홍보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싹을 틔었다. 당시 동국제강 동부제철 포스코강판 등 칼라강판 메이저 생산기업들이 브랜드화 전략에 힘들 쏟았다. 칼라강판은 생활가전 건물외장 인테리어 등 우리들 곁에, 널리 쓰인다는 점에서 회사 이미지 구축에는 최적의 품목이다. 철강을 브랜드화 해서 판매증대와 회사를 동시에 알리는 효과를 기대했다.

철강 CEO들이 최근 ‘철 알리미’를 자처한 것은 이와는 또 다른 접근이다.

그동안의 홍보가 동종사 대비 경쟁우위를 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CEO들의 최근 행보는 생활 속 철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인식시키려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철과 철강기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시작되고, 이는 산업에 대한 이해로 확장되는 연결고리가 된다.

산업 전체의 가치가 오르면 시장이 튼튼해진다. 저성장 공급과잉 속에서 특정 기업 몇몇의 힘으로는 성장할 수 없는 냉혹한 현실에서 간과할 수 없는 포인트다. ‘산업생태계’라는 키워드가 등장한 배경이기도 하다.

좀 더 크게 보면 철강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기업의 미래인 좋은 인재를 영입할 길은 넓어진다. 특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산업을 뒷받침하고 있는 종사자들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 경동나비엔 콘덴싱의 귀여운 TV 광고가 대상까지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사회 국가적 이슈인 미세먼지를 염두한 친환경 보일러 이미지를 보여줬다. 한 아이는 아빠를 지구를 지키는 슈퍼히어로라고 소개한다. 또 다른 아빠가 아이에게 자신도 슈퍼히어로라고 했다. “아빠는 콘덴싱 쓰잖아”

“우리는 철을 만드는 사람입니다”는 공감대로 산업 전체가 상생을 위한 협력으로 위기의 전환점을 돌아서길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