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철강 폭락 "끝이 아니다"…2008년 '거품붕괴' 장기침체 재연
[이슈분석] 철강 폭락 "끝이 아니다"…2008년 '거품붕괴' 장기침체 재연
  • 김종혁
  • 승인 2022.06.28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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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글로벌 고성장 견인차 '이슈 부재'
여름철 비수기 단기 추가 하락 불가피
내수 부진 속 수출 증가세 계속될 전망
미국 유럽 등 "내년 더 어렵다" 예측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장기침체 사례
2010년 이후 5년간 침체 열연 266달러
철광석 등 원가 감안 400~500달러 가능

철강재 가격은 2개월간 200달러 이상 폭락한 가운데 하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철강은 건설 자동차 조선 등 주요산업의 핵심 소재인 만큼 글로벌 경기 상황과 밀접하게 연동한다. 특히 최근의 폭락 사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장기침체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긴장감이 높다. 

전세계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은 올해 내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업황을 개선할 것이란 관측이 있지만 효과는 극히 제한적이란 평가가 주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엔 그나마 중국이 호황을 누렸다는 점이 현재와는 큰 차이다. 중국 경기는 지난해부터 정체 구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같은 진단은 헝다그룹 사태로부터 최소한 올해 철강 부문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 철강 지표가 되는 열연코일 가격은 중국 수출을 기준으로 현재 FOB 톤당 670달러까지 추락했다. 4월 880달러에서 200달러 이상 폭락했다. 이달에만 80달러나 떨어졌다. 

앞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은 여름철 비수기로 진입했다. 단기간 내 상승이 어렵다는 의미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기도 뚜렷한 하강국면을 나타내는 데다 동남아는 중국과 함께 아시아 시장을 견인해왔지만 동반 침체된 상태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인플레이션에 대한 심각한 문제점과 함께 내년에 더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산업 핵심 소재인 철강은 과거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에 직접적인 충격을 받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상황은 앞으로를 예측하는 하나의 참고 지표다. 

철강 가격은 열연 기준으로 2008년 7월 1090달러로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면서 이듬해 3월 400달러까지 6개월 동안 폭락세가 이어졌다. 열연 가격은 2011년 3월 740달러까지 회복됐다. 그 배경에는 그간 폭락에 따른 반작용, 중국의 고성장이 있었다.

비슷한 시기 유럽발 금융위기가 다시 한 번 충격을 줬다. 하락세는 4년 이상 계속됐고, 2015년 12월 266달러까지 추락했다. 당시 글로벌 경기는 부진에 빠졌고, 중국은 공급과잉의 진원지가 되면서 하락세를 부추겼다. 현재 제기되는 글로벌 위기감은 또 다시 장기침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페로타임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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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는 중간중간 단기적으로 나타났다. 

2015년 200달러대 열연 가격은 2016년 상반기 600달러를 훌쩍 넘었다.

중국의 13차 5개년(2016~2020년) 계획의 일환으로 실행된 고강도 구조조정 효과가 컸다. 당시 1억5000만 톤의 설비능력이 폐쇄됐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동남아 주요 지역까지 수급은 타이트하게 유지됐다. 

가장 최근인 2021년은 2008년 이후 또 한 번 1000달러를 돌파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공급망이 붕괴된 영향이다. 자동차 건설 조선 등 수요산업이 철강 설비 재가동, 정상화에 앞서 회복세를 탔다. 철강 공급은 포스코 현대제철 등이 6개월, 유럽의 경우 1년이나 지연됐다. 작년 4분기 수급은 균형이 맞춰졌고, 다시 공급과잉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9월 900달러대 가격은 연말 700달러대까지 밀려났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또 한 번의 단기급등이 나타났다. 

2월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공급망에 충격을 줬고 4월 최고 880달러에서 현재 670달러까지 폭락했다. 양국의 전쟁은 초기에 공급 감소의 원인이었지만 장기화되면서 경기침체와 저가 투매 현상으로 5~6월 폭락의 한 원인이 됐다. 

앞으로도 단기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극히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은 내수 부진이 계속되고 수출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한국 내수 가격과 비교하면 20~30만 원 낮은 가격에 나온다. 5월 수출은 50% 이상 급증했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내년 경기가 더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2008년 거품 붕괴 이후 2015년 최저 2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도 보수적인 전망으로 리스크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은 현실적이다. 역대 하강국면에서 최저 가격을 보면 2009년 3월 400달러, 2015년 266달러, 2020년 5월 397달러 등이다. 

원료 가격은 하한선을 예측하는 지표다. 

2015년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정할 때 당시 철광석 가격은 연평균 55달러, 열연은 344달러였다. 철광석과 열연 간 스프레드(격차)는 289달러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6월 현재까지 가격은 평균 140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열연은 400달러대까지도 가능한 수치다. 고로 제철소들의 원가부담은 높다. 천연가스 전기 유가 등 에너지 비용 때문이다. 이같은 원가측면으로 고려하더라도 500달러대로 낮아질 가능성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 측면 외에 현재, 앞으로 가장 중요한 팩트는 수요다. 중국에서 상승동력으로 삼을 만한 이슈가 사실상 없고, 미국 유럽 동남아 시장 전반이 냉각된 상태"라며 "단기간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지금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를 그려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페로타임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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