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루이치의 성공 신화와 한국 강관산업
[사설] 마루이치의 성공 신화와 한국 강관산업
  • 정하영
  • 승인 2022.04.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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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업은 대표적인 전통산업이자 성숙산업이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소재의 70% 이상(중량 기준)을 차지하는 중요산업으로서 제조업의 기반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강대국들 모두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는데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나 경쟁력 확보는 쉽지 않다. 대표적 철강재가 강관류다. 특히 상대적으로 투자비가 작은 등 진입장벽이 낮은 중소구경, 구조관의 경우가 특히 그러하다.

이런 경영환경을 고려할 때, 일본의 전업 강관사인 마루이치강관의 2조원에 달하는 매출규모와 높은 수익성은 가히 신화적이다. 외경 12인치 이하 중소구경 위주의 마루이치가 2016년 기록한 17.8%의 매출액영업이익률과 그 이후에도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이어가고 있음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마루이치의 경영전략 요체는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비용 절감, 영업력 강화로 집약된다. 인력 부족 시대에 대응해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 추진도 돋보인다. 설비의 단순한 경신을 뛰어넘어 IoT와 AI를 활용한 업무 시스템 도입도 적극적이다. 여성 및 해외 인재 활용도 제고, 그리고 해외사업의 적극적인 확대와 강화도 눈에 띄는 일이다.

2013년 6월부터 CEO를 맡고 있는 오너 회장 스즈키 히로유키는 경영 환경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빨라 관련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확보해야 하고 그에 따른 빠른 대응책 마련과 실행을 강조해 왔다. 더불어 최고 과제로 가격 조정의 독립성 확보를 통한 적기 가격 조정(원자재 가격 변동에 맞는 제품 가격)을 꼽고 있다.

마루이치강관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에 걸친 비용 절감 및 수익 추구 의욕, 행동이 축적된 결과다. 그들의 성공요인은 크게 6가지로 집약된다.

▪철저히 수요가에 입지해 생산 제품을 특화(국내 14개 생산거점, 해외 7개국 19개 생산거점) ▪항구 주변에 공장을 건설, 운송비용 절감 ▪최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가격 선도자(Price Leader)의 입지 확보, 유지 ▪구매, 판매 선에 제약을 받지 않는 자주 독립 경영 ▪안정적 재무구조로 영업외 비용 최소화, 원가경쟁력 확보 ▪해외 성장 시장에 적극적인 생산거점 확보로 안정적 매출 및 수익 확보 등이다.

마루이치가 창립 70주년을 맞아 지난해 수립한 제 6차 중기경영계획에도 이러한 성공요인들이 충분히 반영돼 있다.

국내에서도 강관분야 선도기업인 세아제강, 휴스틸, 넥스틸 등이 성공적인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최근 마루이치와 비슷한 제품 프로덕트 믹스, 구조관 중심의 한진철관 성장은 눈여겨 볼 일이다. 창립 41년째인 지난해 매출액은 4천억원에 육박했고 영업이익률은 10%에 근접했다.

CEO가 장치산업의 경쟁력 확보는 최고 설비와 효율적 운용에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속도있게 실천해온 결과다. 우리나라에도 마루이치와 같이 성공신화를 이뤄가고 있는 기업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흐뭇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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