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KG동부제철 이세철 대표 '소통 신뢰' 바탕..."냉연 1위 재탈환 할 것"
[단독인터뷰] KG동부제철 이세철 대표 '소통 신뢰' 바탕..."냉연 1위 재탈환 할 것"
  • 김종혁
  • 승인 2019.09.3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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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키워드'...수평수직간의 신뢰관계 구축…경영 효율성 및 경쟁력 제고 확신
KG그룹, 경영악화된 기업 인수후 정상화 경험 많아...'그룹 역량 모으면 정상화" 자신
당진공장 투자 등 역량집중 '로드맵' 완성…컬러강판 시장 1위 경쟁력 회복
수익성 개선 3가지 방안 도출...비효율 개선-판매 역량강화-원부자재 원가절감
국내시장 1위 석도강판 '글로벌' 현장영업 강화 신시장개척 신규고객 개발

국내 철강업계의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이세철(62) 대표이다. KG동부제철을 이끌고 갈 새로운 전문경영인으로 전면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KG동부제철은 새 이름표를 달고 나온 지 불과 1달도 안됐다. 이 시점에서 KG동부제철이 과거의 화려한 영광을 어떻게 부활시킬 것인가 하는 궁금증은 철강업계 전체의 관심사다.

이세철 대표의 첫 인상은 부드럽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남다른 내공도 느껴진다. 오랜 경륜에서 뿜어 나오는 풍모였다. 기자는 인터뷰 내내 긴장감을 풀지 않았다. KG동부제철의 ’뉴 스타트‘의 메시지는 무엇이며, 수장이 짊어지고 갈 해결책들은 무엇인지? 궁금증은 점점 늘어났다.

이세철 대표가 짊어진 책임은 막중하다. 국내 최장의 역사(65년)를 지닌 전통적 냉연메이커를 부활 사켜야 하는 일이 목전의 목표이다. 그래서 그의 판단과 결정은 한국 철강산업의 지도마저 뒤바꿀 수 있는 중요한 가치이며 선택이라는 점에서 그의 이야기는 메카톤급이 아닐 수 없다.

이세철 대표의 어깨는 무겁다.

KG동부제철을 정상화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새로 회사를 꾸리는 것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5년간 채권단의 관리를 받아 조직 분위기는 침체됐고, 장치산업체의 특성상 설비투자마저 전무했으니 이는 정체와 퇴보라는 막막한 길을 헤맷다는 의미이다. 더구나 전세계적인 철강 공급 과잉은 혹독한 ‘철강 겨울’이 아직도 진행중이다. 한마디로 이세철 대표가 당찬 각오로 '시작의 문'을 열였지만 주변 환경은 최악이다. 

KG동부제철은 새로운 출발선에서 어떤 각오와 도전정신을 갖고 나아갈 것인가?

"표면처리업계의 리더였던 잠재력과 우리만의 저력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여건이 불비해서 어려움에 처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KG동부제철의 정상화는) 그룹 전체의 역량을 보탠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KG동부제철의 우수한 잠재력을 반드시 이끌어 낼 겁니다.” 사진 : 이세철 KG동부제철 대표이사
"표면처리업계의 리더였던 잠재력과 우리만의 저력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여건이 불비해서 어려움에 처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KG동부제철의 정상화는) 그룹 전체의 역량을 보탠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KG동부제철의 우수한 잠재력을 반드시 이끌어 낼 겁니다.” 사진 : 이세철 KG동부제철 대표이사

이세철 대표의 첫 마디는 소통이었다.

“소통을 해야 수평수직간의 신뢰관계가 맺어집니다.” 이세철 대표는 소통을 최우선의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었다. “조직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협업이 이뤄지고, 기업의 효율성이 강화돼야 경쟁력도 높아질 것입니다.”

그가 매직(magic)으로 삼고 있는 소통을 어떻게 조직내에 정착시키고 있을까?

소통의 중요성은 조직문화에서 부터 시작됐다. KG동부제철의 조직을 젊게 만든 것이다. 국내 어느 철강기업보다도 젊은 인재들이 전진 배치됐다. 새로 선임된 임원들의 평균 나이(40대 후반~50대 초반)는 철강업계 평균(56세)보다 7~8세가 젊었다.

프로 바둑기사가 조심스럽게 ‘착점’(着點)하듯 ‘젊음’란 이름의 첫 돌을 ‘착점’한 이유가 바로 소통이었다. 변신하려면 과거와의 단절도 필요했을 것이다.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대외협력에 이르기까지 세대간 소통과 신뢰 구축을 최우선시 한 것이다. 과거의 구태의연한 생각도 멀리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엿보였다.

이세철 대표에게 과거(넥스틸 근무당시)에 이뤘던 ‘성과의 비결’을 질문했다.

그는 “성과는 고객과의 신의였다.”고 단호히 말한다. “어려울 때도 서로의 이해관계를 공감하고 소통해야만 거래가 지속되는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앞으로도 변함없이 고객과의 신의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청한 KG그룹 내부 관계자는 “곽재선 회장이 이세철 사장을 선택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KG동부제철의 부활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 중심에 소통과 신뢰관계를 정착시킬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 이세철 사장이 포진한 것이다.

이세철 대표의 말 속에는 KG동부제철을 부활 시켜야 한다는 강한 집념이 담겨 있다.

“KG그룹은 경영이 극도로 악화된 기업을 정상화 시킨 저력과 경험이 있습니다. 그룹 전체의 역량을 보탠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KG동부제철의 우수한 잠재력을 반드시 이끌어 낼 겁니다.”

KG동부제철은 2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이날 KG동부제철 회장으로 취임한 곽재선 회장(사진 가운데 왼쪽)은 이세철 KG동부제철 사장(사진 가운데 오른쪽) 등 신규 임원들과 KG동부제철의 성공을 기원하며 손을 모았다.
KG동부제철은 2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이날 KG동부제철 회장으로 취임한 곽재선 회장(사진 가운데 왼쪽)은 이세철 KG동부제철 사장(사진 가운데 오른쪽) 등 신규 임원들과 KG동부제철의 성공을 기원하며 손을 모았다.

그러나 과거의 동부제철은 사실, 맥이 많이 빠져 있었다.

“망설이고 견제하는 것들, 그리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일들을 확실하게 바꿀 겁니다. 표면처리업계의 리더였던 잠재력과 우리만의 저력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여건이 불비해서 어려움에 처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그는 지금이 바로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무구조의 획기적인 개선입니다. 이제는 투자여력도 충분하기 때문에 임직원 모두가 자신감과 축적된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세철 대표는 중장기 로드맵을 짜놓았다. 새로운 출범과 함께 발표한 컬러강판 설비 투자를 본격화 할 것이라는 말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그의 설명은 즉석에서 하는 말이 아니었다. 이미 여러 번 반복 학습을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숫자에 매우 익숙했다. 

“국내 컬러강판 생산량은 작년 기준 226만톤 규모(1조 8천억 시장)입니다. 2017년도 보다 10%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올해 24조원에서 2024년 33조원까지 약 37.5% 증가할 전망으로 봅니다.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하다고 판단합니다.”

KG동부제철의 중심은 당진공장이다.

“앞으로 당진공장에 투자될 신규 설비는 현재 인천공장의 노후화된 라인을 대체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품질 고급화와 제품 다양화 두 가지에 목표를 둘 것입니다. 완성 단계에서는 컬러강판 업게에서의 리더의 입지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1999년 세워진 KG동부제철의 당진 냉연공장(사진)은 세계 철강업계 최초로 원료 투입에서 제품 출고까지 전공장을 완전 자동화했다. 압연, 도금 등 기술력은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1999년 세워진 KG동부제철의 당진 냉연공장(사진)은 세계 철강업계 최초로 소재 투입에서 제품 출고까지 전공장을 완전 자동화했다. 압연, 도금 등 기술력은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KG동부제철의 석도강판 분야는 국내 1위이다.

이 부문의 전략은 신규 용도 개발과 광폭화, 그리고 특성화 제품 개발, 품질 개선의 지속적 추진이라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모든 전략을 수익성 향상에 집중시킨 점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현장 영업 강화 ▲신시장 개척 ▲신규 고객 개발을 적극적 추진키로 했다.

구체적인 글로벌 전략이 궁금했다.

“제품군을 우선 확대할 겁니다.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최적의 판매 전략을 진행한다면 수출량은 증대될 것을 기대 합니다.”

이세철 대표는 유독 수출에 자심감을 보였다. 그는 취임 얼마후(지난 9월) 국내업계 최초로 석도강판에 대해 미국의 무역규제를 벗는 큰 성과를 거둔바 있었다. 이런 성공사례가 수출에 대한 자신감을 더하는 듯 했다.  

이세철 대표는 ‘단압밀(전문압연업체)’의 한계도 절감하고 있다.

낮은 수익성은 구조적인 문제라고 보고 있다. 그는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향성을 3가지로 삼고 있었다. ▲비효율 개선 ▲판매 역량 강화 ▲원부자재 원가절감이다.

이세철 대표는 "지금 KG동부제철은 현재 각각의 부문에서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등 다방면으로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고 밝혔다.  

이세철 대표의 일정은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CEO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이 심리적 부담에 더할 법하다. 건강관리를 물었다.

“걷기와 야외운동을 합니다. 그것이 유일한 휴식이자, 새로운 에너지를 만드는 동력입니다.”

이세철 대표는 건강과 관련한 특별한 스포츠는 말하지 않았다.

많은 철강인들은 넥스틸에서 영입된 KG동부제철 이세철 대표이사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외부에서 수혈된 새로운 DNA가 과연 KG동부제철을 정상권으로 올려놓을 것인지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이세철 대표이사의 힘찬 발진(發進)을 기대한다.
 

◆ 이세철 KG동부제철 대표이사 약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졸업

1987.04~1992.03 대우아메리카 LA 철강담당 주재원

1994.03~1997.02 철강사업개발팀장, 중국해우석판(동양석판 공동), 베트남 강관공장(세아제강 공동), 베트남제철소 프로젝트(포스코 공동) 등 주관

1997.03~1998.07 베트남 하노이지사 주재원

1998.08~1999.12 스리랑카 콜롬보 지사장

2000.01~2004.03 대우호주법인장 겸 대우인터내셔널 호주 지사장

2007.03~2009.12 금속본부장

2010.10~2012.03 대우인터내셔널 말레이시아 법인장

2012.08~2018.05 넥스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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