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수입대금 선결제 제한…철강 수출 주의해야
아르헨티나, 수입대금 선결제 제한…철강 수출 주의해야
  • 최현웅
  • 승인 2021.10.2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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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10월 6일부터 31일까지 일시적인 제한
제작 비용 충당위한 선수금도 못받을 수 있어
아연도금강판‧도금강판 망간철 등 수출 상위품목
외환보유고 안정적 유지 차원, 올 11월 완화 예정
포스코 태국 법인인 PTCS는 지난 2월 중국산에 아연도금강판(GI) 대해 반덤핑을 제소했다. 사진은 포스코 태국법인 하치장 전경/사진=포스코
 아연도금강판. 사진=포스코

아르헨티나 정부가 부족한 외환사정을 완화하기 위해 수입대금의 선결제를 제한하고 있어 한국 수출업체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코트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무역관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은 2018년부터 악화된 경기 상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외환보유고 감소를 피하기 위해 수입 대금의 선불 결제를 통제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일 BCRA 발표(COMUNICACIÓN “A” 7375)를 통해 시행되었다. BCRA는 6일부터 31일까지 한 달 동안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면, 모든 수입 대금 결제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선결제만 불가능하다. 이미 선적이 되어 B/L(선하증권)이 발행된 수입품(아르헨티나에 통관 예정인 품목들)에 대한 대금 입금은 가능하다.

문제는 수입과 제품 제조를 위해 선결제를 진행(보통 전체 주문액의 30~50%)하는 경우가 많고, 아르헨티나의 불안정한 경기 상황 때문에 수출자 측에서도 선적 이전 송금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이본 조치는 아르헨티나의 수입을 저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국의 대아르헨티나는 연간 수출은 2010년대 초반에 9억~10억 달러선을 유지하다가 2016년부터 하향세를 보이더니 2018년 현지 경제상황 악화후 5억달러대로, 2019년부터는 3억달러를 기록중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2005년(3억900만달러) 이후 가장 낮은 3억4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회복세로 돌아서며 1~9월 누적 기준 2억7800만달러를 수출해 전년 동기대비 16.2% 증가했다. 아르헨티나는 한국의 71번째 수출국이다.

BCRA의 선결제 제한 조치는 국내 자동차부품 및 철강업계의 수출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9월 기준, 품목별 수출액(MTI 6단위 기준) 순위를 보면, 자동차부품이 1위(2881만7000달러), 3위 착색아연도금강판(1285만6000달러), 4위 도금강판(1267만1000달러) 이며, 8위 망간철(745만7000달러), 9위 운반하역기계(680만9000달러), 12위 기타건설중장비(573만9000달러) 등 철강산업과 관련한 품목이 상위권에 놓여 있다.

이와 관련, 아르헨티나 수입업계는 BCRA의 조치로 자국 10월 전체 수입물량이 약 13%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페르난도 푸르치 아르헨티나 수입상협회(Cámara de Importadores) 대표는 “최소한 이 조치가 10월 말에는 끝나기를 바란다”며 “10월에 일반 소비재나 원료 수입을 거의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입자들이 이 조치에 불만이 있다”고 강조했다.

푸르치 대표는 “공급업체와 관계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는 조처”라면서, “제품 제조를 위해 선결제를 요청하는 경우도 많아, 이후 대금 송부가 가능하게 된다고 해도 공급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트라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완화되며,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조치는 수입뿐만 아니라 내수시장의 활성화도 저해할 수 있어 시장은 회의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면서 “한국 업체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꼼꼼히 검토하며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아르헨티나의 외환 보유고는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8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승인받은 특별인출권(DEG)을 제외하면 외환보유고 상황은 계속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2021년 9월 예비 총선(PASO)에서 여당(Frente de Todos)이 패하며 아르헨티나 경제가 불안정해지자 외환보유고 감소율이 증가하였다. 이에 11월 총선과 곡물 수출 대금이 들어오는 시기인 12월까지 외환보유고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BCRA가 해당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의 공식·비공식 환차와 최근 불안정한 정계의 영향으로 환율 유지를 위해 선결제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2021년 8월 기준, 아르헨티나는 수입 명목으로 62억 달러를 지불했으나 공식적으로 통관된 품목의 금액은 54억 달러로, 차액인 8억 달러가 수입대금 선결제로 밝혀졌다. 9월의 경우 4억 달러, 6·7월의 경우 3억 달러 수준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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